(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지난 8~9월 전국 22개 비뇨기과수련병원에서 비뇨기계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3천464명을 조사한 결과, 급성요폐 환자가 전체 환자의 8.05%(279명)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급성요폐는 갑자기 소변을 볼 수 없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는 응급상황으로 하복부 통증이 심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방광근육의 수축력이 없어져 치료 후에도 방광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또 신장이 커져 신장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더욱이 지속적인 요폐는 방광결석이나 방광게실 형성, 신장기능 상실, 요로감염 및 신우신염 등으로 이어져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급성요폐 환자 가운데 남성이 83.8%(234명)로 압도적이었다. 남성에게 이처럼 급성요폐가 많은 까닭은 전립선 비대증 때문인 것으로 학회는 진단했다.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한 남성 급성요폐 사례의 67.9%(159명)가 전립선 비대증이 원인이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 크기가 정상 크기보다 점점 커지는 질환으로, 소변 횟수가 평상시보다 증가하거나, 자는 도중에 깨 화장실을 가기도 하고,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면 비대해진 전립선 때문에 압박된 요도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갑작스러운 급성요폐를 겪을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요폐 예방을 위해서는 커피, 녹차 등 이뇨작용을 촉진해 소변량을 늘리는 음료와 술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 성분이 들어 있는 감기약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은 콧물감기약, 에페드린은 기침감기약에 각각 쓰이는 성분이다. 이 성분들은 방광 수축을 억제해 요폐를 유발할 수 있다.
요폐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가까운 비뇨기과에서도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며,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은 경우의 80% 정도는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경요도전립선절제술 및 레이저 수술 등의 수술적 요법이 적용된다.
학회는 전립선 비대증의 효과적인 예방수칙으로 ▲자신의 전립선 크기에 관심 갖기 ▲적극적이고 꾸준히 치료하기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하기 ▲비뇨기과와 가까워지기 등을 권고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규성 홍보이사는 "전립선 비대증은 정상적인 전립선 크기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50대부터 전립선 크기와 상태를 정확하게 검진하고 관리한다면 요폐와 같은 심각한 배뇨 장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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