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정부는 27일 발표한 내년 나라살림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큰 화두인 복지와 관련해 '맞춤형 복지'의 강화를 강조하면서 포퓰리즘과 차별화해 나가기로 했다.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만 정부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 현행 제도만으로도 부담이 급증한다며 선택적 복지 원칙을 내세웠다.
따라서 서민과 중산층 위주로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출계획을 짰으며 올해에 이어 생애주기별로 복지서비스를 확충하기로 했다.
◇영아에서 노인까지 생애주기별로 복지 확충
정부는 영아와 유아, 초중고생, 대학생, 중장년, 노인 등 생애주기에 맞춰 복지서비스를 늘리기로 했다.
우선 생애 첫 단계인 영아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예방접종 부담금 인하다. 지금은 필수예방접종인 11개 백신(8종)은 약값은 무료지만 민간 병의원에서는 접종행위료 1만5천원을 내야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예산으로 1만원을 지원해 5천원만 내면 된다.
유아 단계의 복지는 5세아 보육·교육과정을 통합한 '5세 누리과정'을 도입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보육료와 유아학비 전액(월 20만원)을 지원한다.
보육교사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을 위해 내년부터 근무환경 개선비(월 5만원)를 새로 지원할 예정으로 예산 407억원을 배정했다. 시간연장형 보육교사도 올해 1만명에서 내년에는 1만3천명으로 늘리고 예산은 644억원을 투입한다.
교육 부문은 저소득층 위주로 예산을 배정했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에 대해 교육급여(부교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대상자는 9만5천명, 예산 규모는 27억원이다.
저소득층 아동 맞춤형 사례관리를 위한 '드림스타트센터'는 내년에 181개로 50개 늘리기로 했으며 방과후 나홀로 아동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를 8% 인상(월 370만→400만원)하고 지원대상은 3천500개로 240개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예산은 1조5천억원이 배정된다. 대학의 자구노력을 포함하면 지원규모는 2조2천500억원으로 소득 7분위 이하 학생 기준으로 평균 22% 수준의 부담이 덜어진다.
기초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등에 문화와 여행, 스포츠 관람 등의 기회를 더 주고자 도입한 문화·체육·여행바우처의 예산을 올해 322억원에서 내년에는 497억원으로 늘리며 저소득층 가구의 청소년 25만명에게도 바우처(1인당 5만원)를 주기로 했다.
문예회관과 박물관, 미술관 등 지역 문화시설을 활용해 토요 문화학교 100곳을 신설할 방침으로 예산 50억원을 배정했다.
주거 부문은 서민들이 부담할 수 있는 소형 위주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60㎡ 이하 공급비중은 10년·분납임대의 경우 올해 60%에서 내년에 80%로 늘리고 분양은 20%에서 70%로 확대한다. 단기간에 입주할 수 있는 매입임대주택 공급도 7천가구에서 2만9천가구로 확대한다. 주택구입·전세자금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5천억원 늘어난 6조2천억원이 배정됐다.
의료부문은 정신보건센터를 내년에 167곳으로 늘리고 운영예산도 277억원으로 확대하며 국가차원의 자살예방 정책을 추진하고자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액을 1억2천만원에서 1억4천600만원으로 올려 고비용의 집중치료를 적기에 지원하고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질환자에 대한 진료비·약제비 지원 시범사업 지역을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에 '맞춤형 복지' 강화
저소득층은 기본생활 보장과 자립, 자활 여건을 주는 방향으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저생계비 이하 장애인·노인·한부모가정 등 근로 무능력 가구는 부양의무자가 중위소득 미만이면 모두 기초수급자로 보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비수급 빈곤층 6만1천명이 기초수급자로 편입된다.
만 19~64세 의료급여 수급자(67만명)는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희망키움통장' 가입대상을 1만8천가구로 올해보다 3천가구 늘렸으며 근로소득장려금도 월25만9천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가구 가운데 소년소녀 가장세대와 한부모 가정 3만1천가구를 대상으로 겨울철 난방유 200ℓ를 지원하기로 했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활동지원제도 대상을 5만5천명으로 늘리고 도서관 사서보조 등 장애인 복지일자리를 7천개로 확충하기로 했다. 장애아동 가정은 소득수준을 따지지 않고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급하며 장애인 종합체육시설 운영과 건립에 115억원을 투자한다.
문화해설사와 자연환경지킴이 등 노인 맞춤형 일자리는 내년에 22만명으로 올해보다 2만명 늘리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자 선정기준을 완화해 치매·중풍 노인성 질환자 등 1만9천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된다.
다문화가족에 대해서는 결혼이민자 대상 통번역 지원사를 올해 210명에서 내년에 282명으로 늘리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한국어교육을 표준화하는 등 사회통합 관련 지원을 강화했다.
농어업인 부문은 농지연금 예산을 올해 15억원에서 내년에 190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경영위기 농가의 농지 매입을 올해 1,200㏊에서 내년에는 1천3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병과 전·의경의 복무여건을 개선하고자 접적지역의 전투부대 장려수당과 군 당직수당을 신설하고 장병휴가비 단가 현실화(연 4만6천원→5만6천원)와 사병 기본급식비 인상(8천704억원→ 8천937억원) 등에 투자한다.
뇌수막염 예방 등을 위해 훈련소 신규 예방접종을 확대하고 전·의경 버스를 우등고속버스로 바꿔주기로 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기본 보상금을 4% 올리고 1급 중상이자의 특별수당을 100% 인상하기로 했으며 국립묘지를 중부권과 제주권에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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