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레르기 통증 등 갖가지 일반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콜린제(anticholinergic drug)를 여러 가지 복용하는 노인은 일찍 사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콜린제란 신경세포들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물로 심장병 우울증 알레르기 요실금 불면증 통증 치매 등 갖가지 흔한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크리스 폭스(Chris Fox) 박사는 80여 가지의 항콜린제 중 2가지 이상을 복용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조기사망 위험이 3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의 BBC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폭스 박사는 65세 이상 노인 1만3천명의 2년간(1991-1993)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항콜린 효과의 강도에 따라 점수를 매겨 강도가 약한 약은 1점 보통인 약은 2점 강한 약은 3점을 각각 주고 복용하는 약의 점수를 합한 수치와 사망률을 비교했다.
이를테면 항콜린제 3점짜리 한 가지와 1점짜리 두 가지를 복용하는 경우 합한 점수는 5점이 된다.
분석결과는 총점이 5점 이상인 노인은 2년 동안의 사망률이 20%로 항콜린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는 노인의 7%에 비해 거의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뇌기능 평가 성적도 대조군보다 평균 4%가 낮았다. 영국국립의료원(NHS) 약리학자 이언 메이드먼트(Ian Maidment)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20년 전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동안 항콜린제들이 더 많이 개발되고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조사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아마도 결과는 20년 전보다 더 나쁘게 나올 수 있다고 논평했다.
표적인 항콜린제로는 항응고제 와파린(심장병) 코데인(진통제) 피리톤(알레르기) 세로자트(우울증) 니톨(불면증) 디트로판(요실금) 등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노인의학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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