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최현석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이 전·월세자금대출의 범위를 대폭 확대키로 함에 따라 세입자들은 한결 부담을 덜 전망이다.



전세금이 뛰면서 나타난 `반(半)전세'에 대한 자금 지원이 가능해졌고, 도시에 살지 않거나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던 관행이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기존의 전·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새롭게 내놓기로 해 `전세자금난'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반전세도 전세자금 대출받는다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월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13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2조8천억원에 비해 3.9%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1년 동안 전·월세자금대출이 21.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그다지 낮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전세금이 올해 들어 크게 뛴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은행이 각종 불합리한 관행에 얽매여 세입자의 자금 수요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것으로 보고 관행 개선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월세를 낀 전세, 즉 반전세(담보부월세)에 대해서도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토록 한 것.



금감원은 전세금에서 임차기간의 월세금을 제외한 만큼을 담보로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토록 18개 은행에 주문했다.



가령 2억원을 전세금으로 내고 매월 120만원씩 2년간 월세를 내는 반전세 계약을 맺었다면 2억원에서 2천880만원(120만원×24개월)을 뺀 1억7천120만원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세금의 일부만 내고 월세로 사는 반전세가 많아졌지만, 이들에 대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 개선 조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맞춰 서울보증보험은 반월세에 대해서도 대출 보증서를 발급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현재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한 전·월세자금대출은 은행 재원을 활용한 대출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한다.


◇전국 모든 주택 전세자금 대출 가능


도시 지역의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갈 경우에만 자금을 지원하는 관행도 손질됐다.



금감원은 시(市) 단위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만 가능하던 전·월세자금대출을 앞으로는 군(郡) 단위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주거 형태를 묻지 않도록 주문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주거용 오피스텔, 연립주택, 다세대·다가구주택, 단독주택 등이 전세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는 담보가치, 즉 대출의 담보물로서 주택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면 지역이나 주택 형태를 불문하고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 은행이 취급해 온 전·월세대출 상품은 대출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실제로 담보가치가 있는데도 대출이 안 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감정평가서 등을 통해 담보가치를 따져야 해 다소 번거롭지만, 엄연히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서울보증보험 역시 이러한 대출 확대가 가능하도록 보증서 발급 대상을 전국의 모든 주거 형태로 늘렸다.


◇은행들 다음달 2일부터 관련상품 출시


금감원은 전·월세자금대출의 잘못된 절차 및 관행과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는 한편 은행과 함께 마련한 `전·월세자금애로 상담센터'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6일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집주인에게 서면 동의를 받던 관행 대신 은행들이 간단한 내용증명을 집주인에게 보내는 것만으로 담보 설정이 가능토록 했다.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기존의 `우리전세론'을 반전세와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도 취급할 수 있도록 확대해 다음 달 2일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반전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주거용 오피스텔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반전세까지 대출을 확대하고 자금 지원의 대상을 늘렸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거용 오피스텔 전세대출은 처음 도입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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