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애인자동차표지 관리 중복의 문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지체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편의증진 홍현근 팀장은 지난 2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홍 팀장의 발제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자동차표지 관리는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발급목적, 발급대상 등 관리의 중복으로 인해 혼란이 야기 되고 있다는 것.
장애인복지법에서는 표지 명칭이 ‘장애인사용자동차등표지’로 되어 있다. 또한 장애인이 사용하는 자동차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경감, 조세감면 등 지원의 편리를 돕고, 주·정차위반 시 계도위주의 단속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발급된다.
발급대상은 등록 장애인 외 보호자, 차량 대여 및 리스 차, 장애인복지시설 및 장애인복지단체·노인의료복지시설·장애아보육시설 등의 명의를 가진 단체들까지 포함된다.
주차표지의 남용 등에 대한 단속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과태료는 최대 300만원 이하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편의증진법에서는 표지 명칭이 ‘장애인자동차표지’로 되어 있으며,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가능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발급된다. 대상은 등록 장애인 외 국가유공자 중 상이자, 고엽제후유의증환자, 5·18민주화운동부상자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차량 단속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부과되는 과태료는 10만원이다.
홍 팀장은 “도입 시기나 표지의 명칭, 목적, 내용, 대상, 주체, 이용방법, 위반의 방법과 그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금액 등 모두 다르고 단 하나 표지형태만 동일하다”며 “두 법 모두 다른 형태를 동일하게 운영을 하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이해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차위반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또한 “2010년 말 등록장애인은 251만 7312명이며 이중 153만 1271명이 주차가능 표지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실제 80만명이 주차가능표지를 발급받고 있다. 그리고 전체 장애인의 60.8%가 주차가능표지 발급 잠재적 가능자 중 현재 52.2%가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주체는 보행 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보호자, 관련 단체 등의 차량들까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 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현행법의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에게’라는 표현이 너무 애매하고 두리뭉실해 거의 모든 장애유형의 1,2급에게(지체와 시각은 5급까지) 확대한 것은 주차가능한 장애인들을 너무 많이 양산한 경우”라며 “현재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를 ‘보행이 심하게 불편하여 보행을 도와주는 보장구를 이용하는 장애인’으로 범위를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재활복지대학 박광재 교수는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는 차량은 보행에 불편을 갖는 장애인이 탐승하고 있는 차량이여야 하지만 관리의 편리를 위해서 차량중심으로 주차가능기준을 정하는 것은 관리자 중심의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사용자 중심에서 생각하면 장애인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은 사용자의 사회참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관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용자 중심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성재경 서기관은 “다른 목적을 가진 두 개 법 조항을 하나의 제도로 운영하다 보니 여러 문제와 혼선을 갖고 오고, 특히 주차 가능 여부를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에 대해 발급하는 표지 기준은 문제점이 많다”며 “사람중심으로 주차가능 표지를 발급하게 될 경우 표지 양도의 가능성, 늘어나는 보행상 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확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 할 것”이라 말했다.
성 서기관은 또한 “장애인주차구역의 단속인력의 확충을 위해 교통 관련 공무원까지 그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편의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위법적으로 주차하려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고 식별도 용이하도록 편의증진법 시행규칙을 개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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