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내년부터 건강보험료 부담능력이 있는 부유층은 피부양자에서 제외되고 건보료 상한액 인상으로 고소득자의 보험료가 늘어나게 된다.
또 노인이나 만성질환자가 동네의원에서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의원제도가 도입된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적이 있는 주부 등은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내년 복지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진 장관은 "내년은 경제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라면서 "보건복지 정책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먼저 올해 1조3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 확보와 형평성 제고를 위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나서기로 하고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게 딸린 피부양자라도 재산이 많은 사람은 보험료를 물리기로 했다.
복지부는 내년 상반기 중 종합부동산세 납부액 등을 기준으로 해 피부양자 제외 대상을 선정, 이들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그동안 피부양자는 재산과 연금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사업ㆍ부동산 임대소득이 연간 500만원 이하이거나 이자ㆍ배당소득이 4천만원 이하이면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복지부는 아울러 현재 평균 보험료의 24배인 건강보험료 상한선을 30배로 올려 부담능력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냈던 고소득자 2천171명의 보험료 부담액을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고 175만원까지 냈던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은 최고 223만6천원으로, 최고 172만원을 냈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은
이처럼 건보료 부과체계가 바뀌는 것은 지난 1977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제도가 도입된 뒤 33년 만의 일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보장성도 확대해 내년 1월에는 고가 항암제인 넥사바정과 초미숙아 환자용 폐계면활성제가 급여로 전환되고 7월엔 당뇨 치료제에 대해, 10월엔 골다공증 치료제에 대해 보험혜택을 주게 된다.
모두 3천319억원 상당의 건강보험 급여혜택을 추가로 받게 된다.
복지부는 또 주민 친화적인 동네의원 활성화를 위해 노인, 만성질환자와 지속적 관계를 맺으며 통합서비스가 가능한 선택의원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의원의 자율참여와 환자의 선택에 의해 추진하되 진료수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을 잡았다.
대형병원의 외래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경증환자는 의원이,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이 맡는 기능체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의료기관 진찰료와 본인부담액이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응급의료 헬기 2대의 신규 도입과 야간 및 공휴일 의료서비스 확대 등 건강안전망 확대 방안도 업무계획에 포함됐다.
일정기간 국민연금 납부 이력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나 전업주부 등도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1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는 적용제외자는 163만명, 한차례라도 보험료를 낸 적용제외자는 453만명에 이르고 있다.
또 국민연금 수급자가 의료비 등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 저리로 일정금액 이내에서 빌려주는 `노후긴급자금 대여' 사업도 추진된다.
복지부는 또 2012년까지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 15만명을 탈빈곤 집중지원 대상으로 관리해 저소득층의 근로활동 참여를 유도키로 했다. 현재 근로능력이 있는 28만명의 수급자 가운데 자활사업 참여자가 4만2천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한 정책이다.
탈빈곤 집중지원 대상자에게는 단순 일자리 제공보다는 취업, 창업 지원프로그램을 연계해주고 지방자치단체가 정기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탈수급을 적극 지원하도록 탈수급 실적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거나 지방교부세 산정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우선 돌봄 차상위가구' 100만가구를 발굴해 민간자원, 일자리 등을 연계해주는 복지서비스도 도입된다.
이와 함께 전문직 은퇴자와 지역사회 청년들이 최소한의 활동비와 실비 등을 지급받고 저소득층 학생 관리, 노숙자 정착 프로그램, 시설 안전관리 등 공익적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코리아 가드(Korea Guard)'가 제도화된다.
미국의 연방 자원봉사 조직 `아메리코(Americorps)'를 본뜬 이 프로그램에 대해 복지부는 내년중 2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해본 다음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비급여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생기는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료분야 전문모금기관 설립도 추진된다.
복지부는 오는 2015년까지 해외환자 30만명을 유치하고 병원 플랜트 100개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병원과 IT, 의료인, 의료장비 등이 전략적으로 동반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리더급 의과학자 양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창의적 사고와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20∼30대 신진 의과학자를 선발, 장기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하는 `노벨 생리의학상 프로젝트'도 시행된다.
이런 정책적 노력 과정에서 복지부는 향후 2년간 유망 보건복지서비스를 육성, 모두 3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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