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권자인 양모(47·여·강동구 성내동)씨는 이달 들어 갑자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동네 골목을 돌며 빈 병이나 폐지를 주워다 겨우 끼니를 때우던 그였다. 답답한 김에 뛰어든 한 식당에서 주방장 보조 일을 한 게 뜻밖의 결과를 낳을 줄 새까맣게 몰랐다. 저녁 짬짬이 하루 4시간 돈벌이에 나서 한달 40만원을 손에 넣었는데 수급권자 명단에서 빠지는 덫이 됐다.
영등포구가 이처럼 억울한 사례를 줄이도록 제도를 마련해 주목된다. 구는 이런저런 사유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사후관리를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중지자에 대한 3개월 리콜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일시적인 수급 탈락자를 돌보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복지정책과 통합관리팀장 등 8명으로 모니터링단을 만들었다.
양씨의 경우 월소득 50만 4000원 이하의 1인 가족에게 주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신세다. 종일 빈 병과 폐지를 모아도 월 10여만원 채우기 빠듯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이 거꾸로 불이익을 안겨다 준 셈이다.
양씨와 같이 수급 대상자였다가 소득 기준을 초과하거나, 교정시설을 출소해 환경적응 기간(3개월)을 마치는 등 이유로 보장 중지된 경우, 이후에도 향상된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 현장방문 등으로 파악해 어려움을 덜어 줄 참이다. 확인될 때까지 필요하면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 등을 통해 복지안전망 안에 둠으로써 심리적·경제적 안정을 돕는다.
A씨의 경우 오래 전 사업에 실패하면서 부동산을 팔아치웠는데 재산이 8억원이라는 잘못된 사실조회로 수급중지 대상에 올랐다. 이런 경우 재산내역을 상세히 파악해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수급자로 다시 올려야 한다. 출입국 금지처분을 받았던 입국자에겐 보장중지 사유를 안내한 뒤 수급권 재책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주소지를 둔 채 거주지를 떠나 ‘미거주’로 분류돼 수급 대상에서 빠지면 거처를 마련해 재청구한다. 또 실제와 달리 가족 부양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정받은 중지자에게는 급격한 환경변화를 막기 위해 틈새계층 특별보호로 3개월간 급여를 지원한 후 추가대책을 찾는다.
조길형 구청장은 “법정 서비스 중지를 이유로 멀리 할 게 아니라 꾸준히 보살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면서 “나아가 리콜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인적·물적 지원도 곁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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