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은행권이 4일 출시 계획을 발표한 `새희망홀씨대출'이 정부 주도의 햇살론, 미소금융과 함께 서민전용 대출상품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햇살론의 대출 실적이 1조원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고 미소금융도 초기 부진을 씻고 본궤도에 진입한 상황에서 새희망홀씨대출까지 출시되면 서민들의 금융기관 문턱을 낮추는데 상당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희망홀씨대출은 정부 보증이 뒷받침된 햇살론과 달리 전액 신용대출로 이뤄지는 구조여서 은행들이 실제로는 대출을 꺼릴 경우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새희망홀씨대출, 기존 상품과 차이점은
새희망홀씨대출은 기존의 희망홀씨대출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희망홀씨대출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2천만원 이하인 자가 대출 대상이다. 하지만 새희망홀씨대출은 ▲신용등급 5등급 이하로 연소득 4천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연소득 3천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대출 한도가 희망홀씨대출은 500만~2천만원이지만 새희망홀씨대출은 2천만원이다.

정부가 주도해 만든 햇살론의 대출 대상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로 연소득 4천만원 이하이거나 ▲ 연소득 2천만원 이하인 사람이다. 햇살론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은 새희망홀씨대출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새희망홀씨대출의 금리는 햇살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농협,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이 대출하는 햇살론 금리가 연 12%대 후반~13%대 초반임을 감안해 새희망홀씨대출 금리를 연 11~14%로 제시했다.

다만 햇살론은 정부가 대출액의 85%까지 보증을 서주는 반면 새희망홀씨대출은 전액 은행이 자체 부담해야 한다. 또 햇살론은 생계자금 1천만원, 사업운영자금 2천만원, 창업자금 5천만원 등 대출 용도별로 최고 5천만원의 대출이 가능하지만 새희망홀씨대출의 상한액은 2천만원으로 햇살론보다 적다.

미소금융은 서민전용 대출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상당히 다르다. 미소금융은 금리가 연 4%대로 매우 낮지만 신용등급 7등급 이하자가 수혜 대상이다.

대출 용도도 창업.운영자금에 한정돼 있다. 미소금융 이용 시에는 창업 사업타당성 분석, 경영컨설팅 지원 등이 뒤따른다.

이밖에 서민 금융 지원책으로 자산관리공사의 신용회복기금, 신용회복위원회의 소액대출, 채무조정 등이 있지만 새희망홀씨대출과 달리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정부 "서민대출 활성화"..은행 소극적 대출 우려도

지금까지 나온 서민전용 대출상품 중 햇살론은 상품 출시 2개월여만인 4일 대출액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일까지 대출실적은 9천920억원이었다.


미소금융 역시 작년 말 선보인 이후 100억원 돌파까지 6개월이 걸렸으나 이후 8월까지 2개월 만에 2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새희망홀씨대출이 제도금융권 이용이 어려웠던 금융소외계층을 보듬는데 기여하고, 특히 햇살론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햇살론은 보증재원의 조기 고갈 우려가 나올 만큼 신청자가 몰리는 실정"이라며 "새희망홀씨대출은 그만큼 서민들이 손쉽게 대출을 받을 길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에서 햇살론과 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정부의 특례보증이 이뤄지던 희망홀씨대출과 달리 전액 은행들이 마련한 재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희망홀씨대출과 같은 성과를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희망홀씨대출 2조3천억원 중 정부 특례보증을 통한 대출은 1조5천억원으로 65%를 차지했다. 하지만 새희망홀씨대출은 은행들이 부실 위험을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우려해 소극적인 대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특례보증이 이뤄진 지난 7월 말까지 희망홀씨대출의 월평균 취급액은 1천400억원 정도였지만 특례보증이 사라진 8월의 경우 1천100억원으로 300억원 감소했다. 또 희망홀씨대출의 41%가 신용등급 1~6등급자에게 몰릴 정도로 고신용자 대출이 많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대출 실적을 은행 경영평가 시 사회공헌도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희망홀씨대출의 여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서민의 부채 증가와 부실로 귀결될 수 있고, 새희망홀씨대출 출시 과정에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지적도 정부로선 부담스런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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