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토해양부가 전국최초로 실시한 장애인주거실태조사 관련, 지속적 조사 통해 정책수립에 적용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주거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본 장애인주거정책 대안마련토론회'에서 강미나 국토연구원 주거복지전략센터장은 "장애인들은 일반가구에 비해 소득수준 낮고 주거비에 대한 커다란 부담을 안고 있다"며 "주거정책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배려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밝혔다.
국토연이 특수가구주거실태조사해인 홀수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실시한 장애인주거실태조사는 지난 해 9월14일부터 12월30일까지 지역사회거주장애인 및 시설장애인 총 1만178명을 대상으로 주택유형, 근로여부 및 소득정도, 시설에 들어오게 된 이유, 시설만족도,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 및 지원 등에 대해 실시됐다.
발표에 따르면 지역사회 거주 장애인의 경우,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장애인은 전체의 70%에 달했으며, 월평균 소득도 일반가구에 비해 90만원 정도 낮은 수준으로 특히 전체 장애인가구의 20%를 차지하는 장애인으로만 구성된 가구의 경우 저소득층 비율이 96.4%로 나타났다.
무주택 장애인가구의 무주택기간은 10년 이상이 71.2%로 일반가구 49.0%에 비해 20%나 높게 나타났으며, 주거편의시설개선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90%에 달하는 등 저소득장애인이 현재의 주거상황을 스스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을 위해 생필품을 줄일 정도라는 답변이 21.1%였으며 임대료 상승(43.8%), 이사시 주택임차의 어려움(39.1%)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거주장애인이 시설에 들어간 이유에 대한 답변은 무연고 무의탁(29.8), 먹고 살기 힘들어서(19.4%), 가족들에게 부담주지 싫어서(17.4%) 등이 전체의 66%를 차지했으며 시설을 떠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운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서(34.4%), 개인생활 보장(27.9%) 순이었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 및 지원으로는 소득지원과 취업지원, 활동보조서비스 등을 꼽았다.
이 날 토론회에서 서종균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실태조사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상태에서 자립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 조사"라며 "가족들에게 경제적, 물리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장애인들은 시설에 수용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시돼 장애인주거정책을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돼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자립생활 보장을 가장 큰 목표로 주거정책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금호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보급율은 7%로 낮은 수준이다. 장애인의 공공임대주택 진입 또한 어려워 주거빈곤 장애인에 대한 별다른 주택공급 정책이 없다"며 "우선 전체 공공임대주택 보급율부터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시설소규모화 및 그룹홈은 관리감독체계 등 시설 성격 벗어나기 어렵다"며 "개인의 사생활 및 자율성 보장 등을 위해 자립주택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의 주거지원 정책을 활용해 다양한 주거비 지원 및 대출 등의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거주하며 자립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황인준 씨는 "막상 집을 구하려다 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시설에서 몇 십년간 생활한 장애인들을 위해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자나 상담창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지역 거주기간, 부양가족, 직업 유무 등 장애인에게 불합리한 기준으로 인해 임대아파트, 대출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며 "정부는 주택 공급은 물론이고 장애인에 맞는 선정기준을 마련해 장애인의 자립생활 꿈 깨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장애인주거지원계획 수립, 장애인주거지원센터 설치, 장애인용 임대주택 의무공급, 주택개조비용 지원 등 내용으로 한 장애인주거지원법안을 지난 해 각각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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