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시각장애인이 선로에 떨어져 전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일본 오사카 가시와라시의 한 역에서 시각장애인 남성(40)이 승강장에서 선로로 떨어진 뒤 이 역을 통과하던 특급 전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 승강장에는 점자 블록이 있었지만 추락 방지용 울타리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남성은 이날 친족 여성 2명과 함께 관광을 위해 나라현으로 가는 길이었으며, 이 역에서 정차 중인 준특급전차에 탄 채로 특급전차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친족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이 남성이 혼자서 승강장으로 나갔다가 실수로 선로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남성은 혼자서 외출할 때는 지팡이를 갖고 다녔지만 이날은 지팡이를 소지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8월에도 도쿄 아오야마 잇초메 역에서 시각장애인 남성(55)이 선로로 떨어져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3월에도 오사카에서 시각장애인 남성(64)이 같은 사고로 숨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승강장 추락사고는 2009∼2014년 411건 발생했다.

2011년 일본시각장애인연합의 설문조사에서 회답한 252명 가운데 37%가 승강장에서 추락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60%는 전락할 뻔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90%가 스크린도어 설치를 꼽았다.

그러나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1일 10만명 이상 이용하는 약 250개 역 가운데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곳은 약 30%에 그쳤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