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계속 구축돼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적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지난 2015년 27개 강좌로 시작해 올해 300여개 강좌로 보폭을 크게 넓힌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orea Massive Open Online Course). 질 좋은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며 생활 속 평생교육 플랫폼(Platform)으로 다가서기 위한 활동이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K-MOOC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모니터링을 벌인 이병희(38·울산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 팀장)씨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 섰다.
장애인들이 온라인 강좌를 듣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개선사항은 어떤 식으로 반영돼야 하는지 등을 강좌를 들어가며 꼼꼼히 파악했다. “동영상 재생 시 자주 사용하게 되는 속도·볼륨 조절, 북마크(Bookmark) 같은 기본적 기능과 함께 교육자료 텍스트 전달 과정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해 개진했고, 관련 내용은 바로 적용돼 수정보완 됐습니다. 다만 아직은 해당 강좌까지 들어가는 루트가 장애인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이씨는 자신 역시 1급 시각장애를 안고 있다며, 장애인을 둘러싼 교육 현실이 여전히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교과서나 참고서는 물론 원하는 도서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경우 기본 교육과정 외 다른 영역의 수업을 듣는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라면서 “일반 학원 강의나 개인 강습 등도 접근성이나 교재의 유무 등을 고려하게 되는데 여건이 맞지 않아 못 듣게 될 경우에 오는 상실감이 꽤 크다”고 말했다.
K-MOOC는 그간 교육 혜택이 박탈된,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로웠다. 그래서 이씨에겐 모니터링의 의미가 남달랐다. “K-MOOC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일상적인 독서나 교육이 장애인에겐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온라인 강좌들을 통해 장애인도 평생교육의 대상으로서 또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도전 자체를 접게 되는 장애인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씨의 노력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K-MOOC의 취지를 살린 활동으로 본보기가 됐다. 이씨는 최근 K-MOOC 정착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모니터링 자체가 제게도 뿌듯하고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웹 접근성이 조금만 더 보완된다면 시각 장애인이 아닌 다른 장애인들도 K-MOOC를 이용해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도 모니터링을 떠나 온전하게 강좌를 듣고 이수해보려 해요. 한국의 대표 교수진이 전하는 이야기를 직접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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