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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마음의 앵글로 찍은 ‘S·H·O·T’
작성자:시각복지관 |
작성일자:2017.06.09
내일부터 문예회관 제2전시장
방금 찍은 사진이 어떻게 나왔을까. 장면을 상상해보지만 앞이 보이질 않으니 확인할 수가 없다. 그래도 왠지 잘 나왔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셔터를 계속 누른다.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은 다른 사람과 똑같다. 그들은 다음엔 더 멋진 사진을 담기 위해 온 몸으로 바람과 소리를 느낀다. 열심히 희망을 찍는 중이다.
시각장애인 7명이 마음의 앵글로 담은 사진 50여점이 23일부터 28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장에서 전시된다. 사진전 주제는 ‘S(See)·H(Heart)·O(Our)·T(Time)’.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깨뜨리는 전시다. 참가자는 서광협, 최은영, 김성주, 정재선, 정수야, 양춘만, 안영화 등으로 이들은 시각 1급, 2급, 6급이다. 이중 앞이 아예 보이지 않는 사람이 4명이다.
이들은 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의 ‘공감사진교실’에 참가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카메라작동법, 사진촬영기술 등을 배웠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체험하며 세상의 면면을 카메라로 담았다. 자원봉사자들이 새가 날아가거나 아이들이 있는 곳을 알려주면 그곳을 향해 사진을 찍거나, 바람이나 소리를 사진으로 표현해보는 작업을 했다. 교육에서 얻은 성과물에는 그들만의 감성과 의도가 녹아있다.
최은영 씨는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자신과 카메라렌즈가 닮은꼴이라 참 다행이라고 밝혔다. 정재선 씨는 사진을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소리로, 느낌으로, 손끝의 촉감으로 찍었다. 안영화 씨는 “촬영한 사진은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곳도 가보고 새로운 세계도 경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개개인이 작품에 대해 글로 설명을 해둔 이야기가 있는 사진전이다. 당시 어떤 생각과 의도로 사진을 찍었는지, 그들이 마음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면서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시각장애인 사진전은 울산시시각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고 울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지원하며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후원한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시문의 052-256-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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