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가지고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마음의 소중한 가치를 위해서라도 대충 할 수는 없죠.”
울산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재가복지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이선희(여·33)씨. 그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2010년 상반기 자원봉사관리 우수 인증요원으로 선정됐다. 자원봉사자들의 봉사실적을 철저하고도 공정하게 관리한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경남 마산이 고향인 이씨는 8년 전 울산으로 오면서부터 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자원봉사자 모집과 신규교육, 보수교육, 실적관리를 담당하는 자원봉사관리 인증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인증요원에게 가장 힘든 일은 실적관리. 봉사 내용과 시간을 매일 꼼꼼히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때로 실제보다 부풀린 실적을 원하는 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불편부당하고도 성실함이 요구되는 일이다.
“‘아들의 취업을 위해 봉사실적 80시간이 필요한데, 부모가 대신 하면 안 되겠느냐’는 요구도 있고, 갑작스럽게 후원을 한 뒤에 그 보상으로 봉사실적을 요구하는 분도 있습니다. 봉사를 개인적 목적의 도구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인데, 모두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어요.”
이씨는 특히 해외 유학이나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봉사실적을 부탁하는 학생들의 청탁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미래에 국가와 지역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인재들의 어리석은 부탁이기 때문이다.
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베풀고 싶은 사람을 적절히 연계할 때의 희열은 다른 직업에서 느낄 수 없는 보람이다.
“봉사를 하고 싶다고 아무 일이나 할 수는 없습니다. 봉사자가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제 일입니다. 제 노력에 따라 봉사자와 장애인 모두 만족하실 때는, 그 동안 힘든 게 다 사라집니다.”
현재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이씨는, 앞으로도 울산의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한 밀알이 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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