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시 낭송가로 울산에서 활동 중인 김민서·김미정씨 등 2명이 문학집배원 사업에 참여했다.
문학집배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시와 산문 한 편씩을 독자들에게 메일로 보내주는 사업으로,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해마다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시인 1명과 소설가 1명이 추천한 작품을 시 배달과 문장 배달이라는 이름으로 코멘트를 덧붙여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은 그동안 도종환·안도현·나희덕·문태준 시인과 성석제·김연수·은희경 작가가 집배원 역할을 해 오고 있으며, 벌써 45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김민서·김미정씨는 7일 오후 4시 서울 홍대역 부근 전문 스튜디오에서 올해 5월부터 새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김기택 시인이 추천해 배달할 시를 녹음했다. 이들이 녹음한 시는 다음달 10일(김미정)과 31일(김민서)에 각각 배달될 예정이다.
“낭송가이기 이전에 문학집배원 독자의 한 사람으로 그동안 매주 좋은 시들을 배달받는 즐거움을 누리고 살았는데, 이제 직접 낭송을 맡아 한 역할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김민서씨는 시 낭송가로 활동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문학집배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었다며, 요원한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이뤄져 개인적으로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5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그동안은 성우, 아나운서, 배우들의 목소리와 시인 본인 육성으로 녹음된 시들을 만날 수 있었을 뿐, 전문 시 낭송가의 목소리로 배달된 시는 만날 수가 없었다.
시인과 낭송가의 관계는 작곡가와 가수의 관계로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시 낭송이 전문영역이라는 인식이 아직 부족해서인지 이 사업에서 시 낭송가들의 참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산문을 문장으로써 만이 아니라 낭송과 낭독을 통해 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가게 하고 있는 이 사업에 울산의 두 시각장애 시 낭송가의 참여는 새봄의 꽃소식처럼 들린다. 박철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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