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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때문에 좌절한 적 없어요'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자:2011.03.09

연세대 최성원 교수…장애불구 최우수 성적 임용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내가 시각장애인 교수라서 다른 교수님들과 다른 점은 장애 학생들이 하고 싶은 말을 느낌으로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이달 1일자로 연세대 원주캠퍼스 경영학부에 조교수로 임용된 최성원(37) 교수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장애인 권익 향상에 힘썼던 고(故) 이익섭 사회복지학과 교수에 이어 연세대가 두 번째로 임용한 시각장애인 교수다.

최 교수는 이번 학기에 매주 월요일 대학원생에게 조직행동론 과목을 가르치고 화ㆍ목요일에는 학부생에게 조직행동론 조직개발론을 영어로 강의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93학번인 그는 4년만인 1997년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연세대 대학원과 텍사스 A&M 대학원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해 5월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쉴틈 없이 공부에 매진했다.

작년 가을학기 한국의 여러 대학에서 교수 채용공고가 나자 최 교수는 여러 대학에 지원서를 냈는데 연대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고 연구 업적 평가와 영어 공개강의 등의 과정을 거쳐 교수로 임용됐다.

연대 원주캠퍼스 윤방섭 교무처장은 4일 "신임교원 공개채용 때 그 분야에 자격요건을 갖춘 여러 명이 지원했는데 최 교수가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장애를 고려할 것도 없이 월등한 실력으로 임용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유도 모르게 시력이 점차 나빠졌고 눈 한 가운데가 잘 보이지 않게 돼 결국 1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는 시각장애 때문에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다름 아닌 공부 그 자체였다고 했다. 책을 곧바로 읽을 수 없어 녹음도서와 컴퓨터파일을 늘 끼고 살아야 했다.

최 교수는 "나는 장애를 항상 의식하지만 장애 때문에 특별히 좌절한 적은 없다"고 했다. 주위에 도움을 준 이들도 많았고 운도 좋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학기 강의를 준비하면서 복잡한 표를 조교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 것 말고는 별다른 도움도 받지않고 있다.

학교측은 그에게 특별 배려를 하려했지만 이미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고 있어 따로 지원한 게 없었고 다만 복도에서 가장 가까운 연구실을 배정했다.

연세대는 원주캠퍼스 부총장이 장애 학생을 정기적으로 면담하는 등 장애학생 정책을 개선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교수가 경험을 바탕으로 내는 의견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당장 수강생 중 장애 학생이 있을지도 몰라 강의계획서에 장애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지도할지를 적어놨다고 했다.


최 교수는 "내 목표는 일단 임용 3년차에 있을 재임용 심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는 것이다"라며 "장기적으로는 학교와 학과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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