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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잔액, 소리로 알려주면 안되나요?”…시각장애인들의 호소

작성자:시각복지관 | 작성일자:2014.07.17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1급 시각장애인 서모(54) 씨는 버스 환승을 할 때마다 환승요금 때문에 불안하다. 버스 환승요금은 거리에 비례해 책정되는데 교통카드 잔액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환승요금이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뒷사람에게 민폐가 될까봐 매번 버스기사에게 물어보기도 난감하다. 서 씨는 “매번 잔액을 외우고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각장애인들이 버스, 택시 등 교통요금 지불에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 단말기와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데다가, 음성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눈’이 아닌 ‘귀’로 요금을 확인할 수 있게 단말기에 음성지원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꿔달라는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버스는 기본 요금과 할증료 부담이 적지만 요금이 비싼 택시의 경우 기사와 시각장애인 승객이 얼굴을 붉히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미터기에 찍힌 요금을 볼 수 없어 요금으로 택시기사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 씨는 “평소에 자주 오가던 길을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빙 돌아갈 때가 많다”며 “3번을 탑승하면 2번은 기분 나쁜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필 잔돈이 없을 때 요금이 과다하게 나오면 집에 전화해 돈을 보내달라고 해서 요금을 지불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 심부름센터 차량의 경우에는 요금을 음성으로 알려주긴 하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수시로 이용하기 힘들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은 “버스와 택시 등에 요금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버스도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무임승차가 가능토록 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시각장애인은“버스를 탈 때마다 ‘잔액이 얼마 남았으니 충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며 “음성 지원이 가능해지면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미처 잔액을 확인할 겨를이 없는 비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잔액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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