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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장애포럼’ 리뷰

작성자:울산시각장애인복지관 | 작성일자:2022.12.05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부산광역시와 함께 지난 11월 29일 오후 2시 벡스코에서 ‘2022 부산장애포럼(Busan Disability Forum, 이하 BDF)’을 개최했다.


‘2022 부산장애포럼(BDF)’은 내년 8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부산에서 개최되는 ‘2023년 세계 장애인 부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사전 행사로 기획됐으며, 세계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즈음하여 부산장애인총연합회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황범 KNN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하였는데 수어통역에는 강에스터, 최운영 수어통역사가 통역했다. 공동주최자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하여 송숙희 여성 특별보좌관과 조창용 부산장애인총연합회장이 인사했다. 이어 안성민 부산광역시 시의회 의장의 축사에서 장애인 예산이 삭감되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유엔 장애인권리 협약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자문 등을 지낸 김미연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이 “국제환경의 변화와 장애인 인권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기조연설하는 김미연 부위원장.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기조연설하는 김미연 부위원장. ⓒ이복남
현재 세계인구는 75억인데 장애인구는 15%인 10억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첫 번째 희생자는 장애인이며, 방역 과정에서의 불평등, 정보 접근에서의 불평등 그리고 시설에 사는 장애인의 불평등은 전 세계가 거의 똑같았다는데 장애인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장애인은 홍수나 가뭄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장애인들을 만났는데 시설에 사는 장애인 중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란다. 생존의 문제에서도 장애인은 뒷전이다고 전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권이란 그 지역 지방정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무엇을 어떻게 책임지라는 것일까?

이번 포럼은 기조연설 외에 두 가지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세션은 부산광역시 장애인복지과 김희수 팀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세션마다 좌장이 있어 사회자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첫 번째 세션은 김동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미연 부위원장(UN CRPD), 장향숙 대표(부산장애인여성연대), 조성민 대표(더인디고), 이혜경 박사(한국장애인개발원) 등 다섯 명이 패널로 참여했는데 조성민 대표가 주제발표를 했다.

세계장애인 문제는 1981년에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는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유엔에서는 1981년 12월 3일 제37회 유엔 총회에서 〈장애인에 관한 세계행동계획〉이 채택된 데서 이 날짜로 지정하였다. UN에서는 1981년을 ‘장애인의 해’로 선포하고, 1983년부터 1992년까지를 유엔 장애10년을 선포하였다.

첫 번째 세션 김동호 좌장.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첫 번째 세션 김동호 좌장. ⓒ이복남
그 후 1차 10년(1993~2002, 중국)과 2차 10년(2003~2012. 일본)에 이어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2013~2022)’을 인천에서 개최하였다.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62개 정·준회원국과 장애계 대표들은 지난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3차 아·태 10년의 최종 평가 회의에서 ‘자카르타 선언(Jakarta Declaration)’을 채택했다고 한다.

인천전략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천시에서 10억을 출연하여 인천전략을 추진하였는데 일반 시민 대부분은 이 행사를 잘 모르고 장애인 단체 등만 참석하는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것이다.

김미연 부위원장도 인천전략에서 시민사회의 참여가 저조했다고 했다. 김동호 좌장은 장향숙 대표에게 여성장애인의 인권이 어떠한지 질문하자 장향숙 대표는 한마디로 “꽝”이라고 했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혜경 박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은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라 빈곤 감소와 장애인고용이 성과라고 했다. 빈곤 감소와 장애인고용은 어쩌면 상반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장애인이 기초생활수급자인데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가지면 안 된다는 사실, 그리고 장애인 수급자가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이혜경 박사는 알고 있을까.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기초적인 장애인 통계도 없어서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에 지원했다는 것이다. 현재 (2021년)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2,644,700명이고 부산은 176,451명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도 나왔지만, 서울 강남구가 장애인이 가장 적다고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애인이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닐 거라고 했다.

장애인은 등록을 해야 장애인 복지혜택을 누릴 수가 있는데 쥐꼬리만 한 혜택 보자고 누가 장애인등록을 하겠는가, 아직도 사회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데 굳이 장애인등록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장애인 혜택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부자 장애인들의 논리다. 쥐꼬리만 한 혜택이나마 받아 보고자 하는데도 요즘은 장애인등록이 어찌나 까다로운지 등록을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애인 숫자가 늘어나면 쥐꼬리만 한 예산도 늘어나야 하므로 돈을 안 주려는 꼼수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세션 오준 좌장.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두 번째 세션 오준 좌장. ⓒ이복남
두 번째 세션에서는 ‘디지털 혁명과 장애’를 주제로 UN 대사를 지낸 오준 세계장애인부산대회 조직위원장의 주재로 홍경순 수석연구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손학 대표((주)SCE Korea), 김혜일 이사(카카오 디지털접근성파트), 김정호 이사(엑스비전테크놀로지)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오준 위원장은 4차 산업에서는 물리적 접근 뿐 아니라 정보접근권도 보장되는 포괄적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은 지나치게 복지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권리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패널로 참석한 사람 대부분이 4차 산업 즉 디지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홍경순 수석연구원은 1960년대 공상 과학 이야기가 실현되고 있다고 했다. 하기야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세상이 되었으니. 법이나 제도는 의무화 되어 있는데 현실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키오스크(kiosk)만 해도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키가 작은 장애인은 손이 닿지 않고, 화면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렵다. 키오스크의 장치를 낮출 수는 있지만 화면 전체를 음성으로 읽어주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 거라고 했다. 더구나 밤중에 갑자기 아프거나 열이 나면 어찌해야 하나, 이것은 생존의 문제인데 장애인은 이중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했다.

손학 대표는 4차 산업이 발달 할수록 장애인이나 노인 다문화가족 등은 정보격차와 삶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거라고 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장애인에게는 일종의 배려라면 이제는 배려 차원을 넘어서 권리로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비상계단을 가르쳐 주는 것은 비장애인에게나 필요한 것이지 장애인에게는 소용이 없으므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지체장애인이 피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완강기가 그나마 효과가 있을까.

김정호 이사는 시각장애인은 컴퓨터 화면을 볼 수 없었는데 스크린리더(화면 읽기 프로그램)가 나오면서 사람이 하던 것을 대신하게 되었다.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우리 같은 (엑스비전) 사람은 점점 할 일이 없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 기기는 대부분이 터치식인데 시각장애인은 버튼식이 아니면 이용하기가 어렵지만, 시각장애인도 길들어져야 된다고 했다.

김혜일 카카오 이사는 디지털이 발달할수록 장애의 접근성은 떨어진다고 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독립적이지 못하고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한다는 것이다.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기술과 사람이 만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오준 위원장은 장애인에 관해서 공부를 많이 하신 듯 패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셨다. 홍경순 수석연구원에게 키오스크를 낮추는 것과 음성지원에는 어느 것이 돈이 적게 들겠는가. 키오스크를 낮추는 것이 돈이 적게 들 거라고 했다.

손학 대표에게는 장애인 인구에 노인이 왜 포함이 안 되는가, 노인도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생각 안 하지만 장애인들도 노인이 포함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 거의 다 청각장애인이 되므로, 그리고 강남구에 장애인 수가 가장 적다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렸다.

김정호 이사에게 안마는 왜 시각장애인이 독점하는가의 질문에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이기도 한데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직무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마는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으므로 비시각장애인들이 끊임없이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서 대한안마사협회에서는 소송을 막아내기에 바쁘다.

예전에 필자가 어느 칼럼에서 사용했는데 “有目人 誦經時 擧丈打殺(유목인 송경시 거장타살)” 조선 후기 동래부사가 써 준 판결문이라고 하는데 “보는 자가 경을 읽으면 때려죽여도 좋다”라는 말이다. 그 옛날 송경이 지금은 안마로 바뀌었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를 빼앗으면 시각장애인도 마땅한 직업이 없어지므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밖에 없다.

김혜일 이사에게 사회적 편의성과 개인 지원에 관해서 물었는데 장애 유형이나 사안에 따라 다르기에 한마디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거리에 턱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고 그 밖에는 장애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세션. ⓒ부산장총 유튜브 에이블포토로 보기▲ 두 번째 세션. ⓒ부산장총 유튜브
김정호 이사는 디지털이 발달할수록 점점 할 일이 없어진다기에 마지막에 필자가 평소에 생각하는 질문을 하였다. 대부분 거리나 공공기관에는 점자 유도블록이 있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지만, 지체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가 되고 있어 유도블록을 피해 다닌다. 유도블록 대신 노란 선만 긋고 흰지팡이로 감지하게 할 수는 없을까를 질문했는데 김정호 이사는 질문을 잘못 이해했는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장애인 복지를 하는 필자로서도 첫 번째 세션 “아태장애인 10년, 한국의 과제”는 너무 전문적이라 일반 장애인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두 번째 세션 “디지털 혁명과 장애”는 대부분의 장애인이 공감하는 내용이라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번 포럼 장소가 벡스코 제1전시장 앞의 2층 회의실(214~215호)인데 장소가 너무 협소했다. 대부분의 토론회나 포럼 등의 행사는 객석에 탁자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장소가 협소해서 그런지 탁자는 앞에 두 줄만 있었다. 포럼이라 2~3시간을 앉아 있어야 하는데 탁자가 없어 필요한 필기는 무릎 위에서 해야 하므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리고 양쪽 사이드에는 발표자의 발표 내용을 LED 화면으로 띄워 주었는데 화면이 너무 낮게 설치되어 있어 뒷자리에서는 앞 사람에게 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이번 행사는 벡스코 회의실이었는데 부산시청에도 회의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벡스코의 좁은 회의실로 잡았을까. 부산시청이 접근성은 벡스코보다는 훨씬 나은데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행사는 부산광역시와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규모 장애인 행사인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사는 있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문은 없었다.

그리고 내년 세계장애인대회는 8월 7일부터 1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고 하는데 8월이면 한창 더울 때다. 왜 하필 가장 더운 8월에 개최하는지 필자는 그 이유도 잘 알지 못했다.

아무튼 부산광역시와 부산장애인총연합회는 오늘을 계기로 내년 세계대회에서 좀 더 다양하고 충실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포럼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다고 하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다시 볼 수 있다.

*부산장애포럼(https://www.youtube.com/watch?v=iiHol-Z-9gg&t=3s)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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