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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 선생과 청년

작성자:가옥현 | 작성일자:2010.03.22

외솔 최현배 선생은 일제 때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3년간 옥고를 치렀으며, 해방 후에도 한글 사랑에 일생을 바친 위대한 한글 학자였다. 그분이 옥고를 치르고 나온 후의 일이다.
선생의 집 앞마당은 항상 깨끗했다. 매일 새벽에 와서 마당을 쓸고 가는 낯선 청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웃 사람이 그 청년에게 까닭을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함흥 감옥에서 선생님과 한 방에 있었습니다. 제가 배탈이 나서 크게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저를 보시고 굶으면 낫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혼자는 어려울 터이니 같이 굶자고 하시면서 하루종일 저와 함께 굶으셨지요. 그리고 밤늦게까지 저의 아픈 배를 어루만지면서 정성껏 돌봐 주셨어요. 아무도 돌보아 주는 사람 없는 감옥 속에서 받은 그 은혜를 어떻게 해서라도 갚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없는 처지라 선생님의 집 마당이라도 쓸어 드리지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솔 선생의 인품도 훌륭하지만 은혜를 갚으려는 그 청년의 마음도 또한 갸륵하지 않은가?
'원수는 돌에 새기고 은혜는 물에 새긴다.'는 말이 있듯이 감사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직접 표현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흐를 때, 나쁜 일을 하지 않으며, 복종이나 덕이 따를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해낸다.-니체-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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