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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작성자:가옥현 | 작성일자:2009.11.23

사람들은 잘 속는다.
유리가 자신의 속을 훤히 들춰 보여 준다고.
하지만 유리는 자신을 숨기고 있다.
어느 누구도 유리만큼 자신을 깊이 숨길 수는 없다.
사람들은 유리가 아무것도 숨길 수 없을 거라 믿지만
유리는 자신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유리 표면에 낀 먼지나 창밖의 풍경일 뿐
유리는 늘 우리의 시선을 밖으로 빗나가게 한다.
사람들은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가 유리의 울음소리인 걸 모른다.
눈물로 만들어졌던 유리가 숨긴 깊은 상처라는 걸
사람들은 까마득히 모른다.
그 깨어진 유리의 날카로운 몸에 손을 베이고 나서야
비로소 유리의 몸이 날카로운 상처로만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상처가 많은 사람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다친다는 것은
바로 그 이유에서다.
내가 다치면서도 가까이 하고 싶은 건
바로 그 이유에서다.
- 이용채님의 러브레터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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